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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태권도 금빛 발차기 ‘부적과 길몽’ 효과

■ 잡다 스토리1

by 영통 유태경 원장 2009. 12.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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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태권도 금빛 발차기 ‘부적과 길몽’ 효과



손태진(삼성에스원)과 임수정(경희대)의 금빛 발차기 뒤에는 '부적 효과'와 '길몽'이 있었다.

남자 68kg이하급에 출전한 손태진은 지난해 악몽같은 시간을 보냈다. 세계태권도선수권 1회전 탈락에다 실업팀과 대학팀의 이중신분 논란으로 단국대에 자퇴서를 내는 등 곤욕을 치렀다.

삼성 에스원 김세혁(53) 감독은 제자의 고통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에게 손태진은 '올림픽 불패신화'를 이어줄 마지막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김경훈-이선희,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문대성-장지원의 금메달을 이끈 명장이었다.

그는 잠못 이루는 밤이 많아졌고 담배만 늘어갔다. 옆에서 안타깝게 지켜보던 그의 아내 이영란(54)씨는 남편 몰래 올초 사주풀이를 보러갔다. 그에게 '올해 대운이 들어온다'는 좋은 말을 들었다. 그리고 대운맞이 부적을 하면서 손태진 것도 같이 했다.

두 사람은 부적을 간직하고 3차례에 걸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갔다. 하지만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채 재경기라는 벼랑 끝에 몰렸다. 너무 힘든 과정이었지만 손태진은 결국 마지막에 웃었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김감독은 지갑 정리를 하다 부적을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 자신의 이름 대신에 '손태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제자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부적을 갖고 있었다. 서로 바뀐 것이다. '이래서 우리가 힘들었나'하며 두사람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 짜릿한 한점차 승리로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후 두사람은 얼싸안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

여자 57kg이하급의 임수정은 경기 하루전인 20일이 생일이었다. 그는 선수촌에서 간단한 파티를 마친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거리를 걷고 있는데 친구 한명이 '축하한다. 너가 1등했다'며 등을 두드렸다.

이어 기숙사 같은 건물로 들어갔는데 학교 친구들이 내가 우승한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며 꿈 이야기를 생생하게 말했다. 다음날 기분좋게 경기장으로 향한 그는 멋진 경기를 펼친 끝에 꿈을 달콤한 현실로 만들었다.

베이징=김현승 기자 [skyhs21@joongang.co.kr]
사진=(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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